소설

슬픔의 밑바닥에서 고양이가 가르쳐준 소중한 것<다키모리 고토>

jasmine,moon 2022. 9. 26. 17:28

출처: 교보문고

::저자 소개::

1974년 이치카와 시 출생. 주로 감동을 테마로 한 소설이나 동화를 집필한다고 한다. 

다른 책으로는 「고독의 끝에서 개가 가르쳐 준 소중한 것」이 있다.

::감상 및 줄거리::

<줄거리>

** 고로는 동네 파친코 가게에서 일하는 29살 청년이다. 그의 따분한 인생에서 우연히 단골 손님의 《고양이 주인 찾아주기 노트》를 발견하면서 운명적인 만남들을 경험한다. 그리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지, 가족이란 무엇인지 등등 인생의 의미를 찾게 된다. 

"너....뭐 때문에 사는 거냐?" 라니. 내가 묻고 싶다.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죽고 싶은 것도 아닌데. 
p24

 

 소설 속 주인공인 고로는 29살이 되도록 앞으로 어떻게 살지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이 되는대로 지내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파친코 가게를 찾는 한 손님에게 "뭐 때문에 사느냐?"는 질문을 받고 진지하게 자신의 인생을 생각하게 된다. 

 나는 직업이나 학업에 대한 고민은 많이 해봤지만 막상 뭐 때문에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은 드물게 했다. 그래서 이 질문은 나에게 의미심장한 질문이었다.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다. 그 조건은 무엇일까?

책에서 첫번째로 '돈'이 등장한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누구나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행복할 것이다' 라는 가정을 하고 살아간다. 그래서 악착같이 돈을 벌려고 하지 않던가? 

 

"잘 기억해둬라. 돈은 살리면 자연스럽게 되돌아온다. 누가 훔쳐가서 없어진 돈은 그놈이 쓰고 끝이야. 죽고 없어지지. 하지만 살리기만 하면 돈은 사라지지 않고 돌아오게 되어 있어." p52

 

저자는 돈을 의미있게 사용하면 자신이 사용한 돈이 결국 되돌아온다고 한다. 즉, 돈을 가치있게 사용하라고 말한다. 불우한 가정에 돈을 빌려주어(혹은 주고) 위기를 넘기면 그 혜택을 받은 사람은 훗날 사회에 필요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렇게 돈의 선순환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나의 경우 가정 형편이 넉넉한 편이 아니었고 대학원에서 학업을 계속 하기 위해서는 장학금을 타야했다. 나는 외부에서 주신 장학금 덕분에 무사히 학업을 마칠 수 있었고 지금은 후배들을 위해 학교에 장학금을 내고 있다. 내가 받았던 혜택이 당연한 것들이 아니고 그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가 날 지켜줬으면 하는 때에 부모가 없으면 괴롭고 힘들어서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꼭 안아주었으면 할 때도 안아줄 사람이 없어서 마음 한복판에 구멍이 커다랗게 뚫린단 말이야.
그 구멍을 메우려고 별짓을 다 해봐도 메워지지 않아, 조금도 메워지지 않아...
부모의 사랑을 대신할 건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단 말이야!" p60

 

책에 두번째로 등장하는 부모에 대한 이야기이다. 내가 부모가 되어보니 비로소 나라는 인간이 성장함을 느낀다. 물론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이기적인 인간이다. 그래도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이타심과 사랑이 좀 더 생겼다고나 할까? 

힘들 때 버팀목이 되어주는 자식과 부모. 그 둘 사이를 대체할 수 있는게 세상에서 얼마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부모의 부재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클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내 아이의 마음에 구멍이 생기지 않도록  아낌없는 사랑을 주어야겠다.

 

내가 원망하는 것은 정말 아버지일까. 어쩌면 어머니의 행방을 찾으려 하지도 않고 그저 버려졌다고 삐뚫어진 채 되는대로 아무렇게나 살아온 나 자신을 원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p185

 

사람은 자신에게 관대한 편이다. 자신의 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 이유를 외부에서 찾고 남탓을 한다. 고로는 그저 되는대로 살아온 자신을 스스로 가여워하고 아버지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성공하지 못한 자신의 삶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에게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것을 뒤늦게라도 깨닫게 되어 다행이다. 원망하는 마음에서 자유로워지고 아버지를 용서하면서 그의 인생은 달라지게 된다. 새로운 가족이 생기고 마음이 따뜻해지며 열심히 살고자 하는 의지가 싹트게 된 것이다.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인간 따윈 없다. 다른 사람을 용서하고, 다른 사람에게 용서받으며, 우리들은 살아가고 있는 거다. p218

 

서로를 용서하고 용서받으며 살아간다는 말에 내 마음이 힐링되었다. 

가족들에게 나는 한없이 착하거나 잘해주기만 하는 사람이 절대 아니다. 하지만 잘못을 깨닫고 용서를 구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렇게 서로를 사랑해주고 용서해주면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