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자소개(출처:교보문고)
기시미 이치로는 아들러 심리학의 일인자이자 철학자로 교토 대학교 대학원 문학연구과 박사과정 만기 퇴학을 했다. 아들러 심리학과 고대철학에 관해 왕성하게 집필 및 강연 활동을 펼쳤고, 정신의학병원 등에서 수많은 ‘청년’을 상대로 카운슬링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쓴 책 『미움받을 용기』 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 밖에 옮긴 책으로는 알프레드 아들러의 『인생의 의미의 심리학』 『성격심리학』 『왜 신경증에 걸릴까』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을 비롯해 『미움받을 용기 1, 2』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 열등감과 우월성
처음 내가 아들러 심리학을 접하게 된 것이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이었다. 깊은 감명을 받은 나는 첫번째 책을 읽은 이후 아들러에 관련된 다양한 심리학 책을 읽게 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이다. 학문적으로 접근을 하자면 개인심리학이라 하여 '프로이트의 리비도'에 대비되는 '열등감과 우월성 이론'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열등감을 백과사전에 검색해보면 다른 사람에 비하여 자기는 뒤떨어졌다거나 자기에게는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만성적인 감정 또는 의식(출처:두산백과)이라고 나온다. 아들러는 본인의 경험을 통해서 열등감이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에 역기능과 순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선천적으로 병약했으며 집안에서는 둘째로, 튼튼하고 똑똑한 형과 비교당하여 괴로워했다. 특히 어머니의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아버지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이것은 프로이트의 '리비도'에 반대되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는 개인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각자의 긍정적인 자질을 키워나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열등감을 극복하여 자아실현을 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우리 인류 문화에 위대한 공헌을 한 인물들 중 많은 이가 불완전한 신체를 가지고 태어난 점을 예를 들고 있다. 이런 신체적 핸디캡은 열등감을 유발하고 성격 형성이나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준다. 결국 열등감을 극복하고 사회적 진보 또는 발명을 이뤄낸 사람들은 핸디캡이 자아실현을 위한 자극제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정서적으로 혹은 신체적으로 열등감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 쉽게 좌절하지 않도록 계속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 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같은 세계에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의미부여'한 세계에 살고 있다. 같은 경험을 해도 어떻게 의미부여를 하느냐에 따라서 세계는 다르게 보이고 행동도 달라진다. p56
어린 시절에 똑같이 불행을 경험한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어떤 사람은 "나는 불행한 경험을 통해 그것을 피하는 방법을 배웠으니 내 아이는 같은 경험을 하지 않도록 할 거야"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나는 어린 시절에 고통받았고 그것을 극복했으니 내 아이도 극복해야 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난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므로 무슨 짓을 해도 용서받아야 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불행한 경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그 후 삶과 행동이 크게 달라집니다. p57 살림출판사
나의 배우자는 사랑하는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한 동안은 슬픔에 빠져서 삶의 의욕을 잃고 불우한 환경을 탓하며 절망적인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러나 이 불행한 사건을 통해 그는 남들보다 일찍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인생의 의미에 대해서 깊게 생각할 수 있었다. 인용문에서 언급했듯이 누구에게나 불행한 사건은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그 사건에 대한 자세를 선택하는 것은 개인의 마음가짐이다. 그는 자신의 삶을 더 이상 불쌍히 여기거나 상황을 탓하지 않고 자신의 미래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 이후에도 몇 번의 고난이 더 있었지만 쉽게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않았다. 어렸을 때 겪었던 일을 통해 매우 높은 회복탄력성(크고 작은 다양한 역경과 시련과 실패에 대한 인식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이 뛰어오르는 마음의 근력)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와 반대로 나는 어려서부터 자존감이 낮고 열등감이 많은 편이었다. 성적, 외모, 성격 등 많은 부분에서 남들보다 한참 모자라다고 생각했고 남들에게 칭찬을 받았을 때에만 잠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특별히 남들보다 불우하다거나 신체적 결함이 있었던 것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자존감이 낮았던 것은 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개인마다 다른 관점을 가지고 사건을 받아들이는 데에 원인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주변에 자존감을 높여줄 사람의 부재도 한 몫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열등감 때문에 성적에 집착하고 남들과 비교하며 현재 상황에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고, 이는 친구들보다 성적을 잘 받거나 하는 상황에서 뻐기며 우쭐대는 태도로 나타났다. 이런 승리의 기분은 일시적이었고 곧 원래의 나로 돌아가 남들에게 뒤쳐질까 봐 전전긍긍했다.
다행히도 배우자를 만난 후 나의 자존감은 많이 높아졌고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현재와 미래는 충분히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마음가짐을 바꾸니 이 세상에 내가 해내지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남들과 비교하며 괴로워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나의 모습보다 조금씩 나아지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 목적론
레스토랑에서 웨이터가 남자 손님 옷에 커피를 엎질렀습니다. 이 손님은 반사적으로 큰소리를 치며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습니다. 이 경우는 옷에 커피가 쏟아져서 화가 나 큰소리를 쳤다고, 다시 말해 커피가 쏟아져 화가 치민 것이 큰소리를 친 원인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분노라는 감정이 원인이 되어 큰소리를 친 것이 아니라 '큰소리를 치기 위해 화를 냈다'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이때 큰소리를 친 것도 '웨이터에게 사과를 받고 싶다'또는 '세탁비를 받고 싶다'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p70 살림출판사
나는 사람이 갖는 여러 감정들에 대한 아들러의 관점이 매우 신선하고 이치에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는 분노나 불안, 우울 등에 대한 신경증적인 감정들이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한다. 위에 인용글은 그에 대한 예시이다.
얼핏 보기에는 커피를 쏟은 것이 큰소리친 원인처럼 보이지만 만약 남자 손님에게 아름다운 여성이 커피를 쏟았다면 큰소리 대신 괜찮다고 웃으며 대답할지도 모른다. 이렇듯 그 감정을 품고 있는 주체가 가진 생각에 따라 감정의 이름은 분노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설렘이 될 수도 있다.
예전에 나도 책에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에서 나에게 폐를 끼치면 화를 내는 것이 당연한 처사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나서 '내가 마음을 달리 먹으면 화 낼일도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조그만 일에도 화를 내며 살아가는가?
얼마 전에 백화점에 있는 디저트점에서 과자를 사는데 내가 미처 계산을 다 하기도 전에 아주머니 한분이 와서 주문을 했다. 아주머니는 마치 옆에 내가 없는 것처럼 굴었다. 백화점 직원은 일단 주문을 받지 않고 내가 산 과자에 대한 계산부터 해주었다. 아주머니는 옆에서 잠시 기다리더니 곧 짜증을 내면서 빨리 해달라고 소리를 쳤다. 주문을 하고 난 후에도 계속 포인트 적립을 해달라며 큰소리를 냈다. 이 손님은 왜 아무 잘못도 없는 직원에게 화를 냈을까? 그 이유는 화를 내서 상대방(직원)이 자신의 말을 듣도록 조종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아주머니는 자기 시간이 촉박했을 수 도 있고, 이 일이 있기 전에 기분 나쁜 일을 겪어 기분이 상했을 수 있다. 그게 아니면, 자신은 나름대로 기다렸는데 직원이 자기를 무시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화를 내어 상대방을 억압하고, 큰 소리를 쳐서 본인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낸 것이다.
이밖에도 슬픔이란 감정 역시 상대방의 동정을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을 이루려는 수단이 되는 경우가 있다. 불안이라는 감정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면, 부모님의 부부싸움을 보는 아이가 갑자기 불안해하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는 부모의 관심을 자신에게 돌리고 불안감을 알아봐 주기를 바라는데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아들러는 사람들이 자신의 목적에 맞게 감정을 선택한다고 말한다. 나는 다양한 감정들, 그중에서도 분노, 우울, 불안한 감정들을 일으키는 이유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고 그것에 지배당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화가 났을 때, 분노의 감정에 사로잡혀 점점 더 화가 나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 그 연결고리를 끊고 잠시나마 이성을 찾는다면 감정 조절을 하기 수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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