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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설이 <심윤경>

출처: yes24

 

"언제나 네가 제일 좋아하는 것, 제일 하고 싶은 것을 해라. 아이들은 그렇게 자라야 몸도 마음도 튼튼해."


휴... 말이 쉽다. 내가 아이를 키워보니 어린 시절 다 겪으면서 지나왔는데도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기 어렵다. 아이에게 제일 좋아하는 것을 하라고 하면 게임 혹은 유튜브만 할 것이 뻔해서 섣불리 저런 말을 할 수 없다. 뭐든지 적당히 하면 좋으련만. 아이가 생각하는 '적당히'와 내가 생각하는 '적당히'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아무튼 소설 속 곽은태 선생님 역시 자기 아들에게는 저렇게 못하지 않았는가? 나의 자식과 남의 자식은 엄연히 다른 법. 부모가 되고 나면 자신이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인생의 해답을 아이에게 강요하는 게 되는 것 같다. 나 역시 어릴 적 마음을 몰라주는 부모님이 미운 때가 많았는데... 우리 아이에게도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 달콤한 무심함을 시현에게 한 숟갈만 떠먹여 주고 싶었다.
내가 가진 가장 좋은 것. 최고의 가정에서 자란 시현이 단 하나 가지지 못한 바로 그것.
허술하고 허점투성이인 부모 밑에서 누리는 내 마음대로의 씩씩한 삶 말이다.
p244

 

소설 설이에서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이것이 아닐까 싶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지난친 관심. 그것을 내려놓고 아이에게 조금은 무신경해져라. 

설이의 마음을 듣고 나니 우리 아이가 나에게 자유 시간을 달라고 조르는 게 이해가 됐다. 집에 함께 있으면 나도 모르게 잔소리로 아이를 간섭하게 되기 때문이다. 달콤한 무심함. 시현이에게 꼭 필요했던 것이었고 내 아이에게도 꼭 필요하다.

나는 부모로써 아이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지나쳐 우리 아이가 내가 바라는 모습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큰일 날 것처럼 군다. 아이가 자신의 인생을 직접 결정하고 건강한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조금 넘어지거나 실수하더라도 눈감고 지나갈 수 있는 넓은 마음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